[EP. 195] 그래서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뭐예요? [EDGE 4기 최상명]

최상명
2025-05-16
조회수 1354

  

  1년 전, 인터뷰를 보면서 면접관들이 서로 "님" 호칭을 쓰자, 한 후보자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감탄하며 말했다.

 "부장님, 차장님 없이 '님' 호칭이라니! 와, 정말 수평적인 조직 문화네요!" 😊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 사이에서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핫하긴 하다. 마치 유행처럼 "님"이나 영어 이름을 부르면서, 우리 회사도 수평적인 문화가 됐다고 홍보하는 곳들이 많다. 


 현재는 "님 호칭"이 매우 친숙하지만, 이전 회사에서 처음 "사대과차부"라는 직급 호칭이 싹 사라지고, 직급 상관없이 전부 "님"으로 바뀌는 제도개선을 햇다. 

회사 분위기는 엄청 "수평적"이라고 홍보했지만, 솔직히 그때 직원들 중에 그걸 진짜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를 담당한 후 느꼈던 건, 수평적인 문화가 진짜 목적이라기보다는… 음… 

직급 호칭을 없애고 직급 체계를 단순화시켜서, "이제 연차 쌓이면 알아서 승진하는 시대는 끝났어! 성과를 내야 보상을 받을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은근히 전달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당시 억대의 글로벌 컨설팅펌과 진행을 했는데,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50년이 넘은 국내 회사에서 연공서열에 익숙했던 직원들에게 갑자기 "성과주의!"라고 외치는 것보다는, 

"우리 이제 수평적인 문화예요~"라고 부드럽게 접근하는 게 반발감을 덜 일으키고 방향성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수평적인 문화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도 없이 기존의 직급 호칭만 없애버리니 여러 가지 웃지 못할 상황들이 벌어졌다.


 팀장님도 그냥 "님", 선배도 그냥 "님", 옆자리 동료도 그냥 "님"이 되니까, 

먼저 들어온 선배들은 "똑같은 '님'인데 내가 왜 후배를 가르쳐야 해?" 하면서 슬그머니 선배 역할을 피했다. 

 반대로 후배들은 "선배는 무슨, 다 똑같은 '님'인데!" 이러면서 오히려 선배들과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도 있었고요. 


심지어 임원분이나 팀장님한테까지 "수평적인 문화니까 우리 모두 동등한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생기면서, 

위에서 아래로 지시가 내려와야 하는 중요한 업무나 부서에서까지 계속해서 상사-부하 직원, 선배-후배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면서 [재택근무랑 자율좌석제]가 도입되니까, 

직원들이 얼굴 보고 이야기할 시간은 더 줄어들고, 왠지 모르게 불편한 선배나 상사를 피해서 자리에 앉는 경우도 생겼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라는 목표는 점점 더 멀어져 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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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신기하게도 유럽계 외국 회사 입사 후, 초반에 한국식 직급 호칭(과장님, 차장님 같은)이 있었는데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수평적인 문화라고 느꼈다. 


 사장님, 상무님, 이사님 할 것 없이 직원들이 회의나 사무실에서 자기 의견이나 건의사항, 심지어 힘든 점까지 편하게 이야기하고, 상사들도 솔직하게 피드백을 해줬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복리후생 건의시, "올해는 예산이 부족해서 안 되겠어요. 제 실수입니다. 그래도 좋은 의견이니까 내년에 꼭 반영해 봅시다." 등) 


 사장님 방이나 임원 방이 따로 있었지만 문은 항상 활짝 열려 있어서, 지나가다가 보이면 직원들이 편하게 들어가서 이야기하고 오히려 그런 행동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외국인 사장님 방은 커피, 음료수, 과자 같은 간식 등을 가득 채우고, 전사에 휴게실처럼 직원들이 편하게 드나들고, 그냥 음료수만 가지러 놀러오라고 안내를 하였다.

 그때마다 직원들이 사장님하고 "Hi, How are you?" 하고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왠지 더 친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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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그렇다고 직원들의 건의나 의견을 전부 다 들어주는 건 아니었다. 

특히 SLT(Senior Leadership Team, 최고 경영진)에서 결정된 업무 지시는 아주 명확하게 Top-Down 방식이었다. 

(외국인들은 업무할 때는 오히려 더 위계질서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평소 대화나 관계에서는 정말 수평적인 문화가 섞여 있는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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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제가 생각한 진짜 수평적인 문화의 정의는 "직원들이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다. 

 

 가끔 보면 수평적인 문화를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 똑같아야 하고, 자기가 주장하는 의견을 안 들어주면 위계적인 문화라고 컴플레인하는 직원들을 보았다.


 지금 다니시는 회사에서 상사한테 언제든지 자기 생각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상사가 그걸 듣고 무시하지 않고 피드백까지 해준다면! 와, 그거야말로 정말 수평적인 문화가 있는 회사에 다니고 계신 거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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