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커리어의 시작은 일용직 파견 사원이었다.
그 당시 회사는 한국에 상륙한 지 2년 정도 되었고, 회계팀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오퍼레이션에서 오는 수많은 결재 오류와 에러를 확인하기 위해 파견직을 구했다. 그 회사는 따뜻하고 유연하며 실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프린터에 용지가 비면 채워놓고, 정수기 물통을 갈면서 사무실에 필요한 일을 기꺼이 하다 보니, 갑자기 퇴사자가 생긴 회계팀 신입 자리에 앉아 부가세 신고 업무 보조 등 회계팀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업무를 함께 배울 기회가 생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계팀 주니어 자리의 공식 채용이 시작되었고, 지원할 기회도 있었지만 나는 회계팀 정규직 막내사원이 아니라, 가장 크고 바쁜 스토어의 파트타임 매장직에 지원했고, 그 결정으로 나에게 전혀 다른 새로운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매장의 지속적인 오픈 계획과 조직확장은 수많은 새로운 기회들을 의미했고, 회사는 견고한 내부채용제도의 운영 및 문화를 가지고 많은 인재들을 내부 발굴하여 성장시켰다. 나 역시 그 물결에 올라타 여러 번의 내부 채용기회를 통해 커리어를 성장시켰다.
내부채용은 보통 내부공모제도, 사내공모제도 등으로 불리며, 프로젝트나 신규사업, 결원이 생겼을 때 외부가 아닌 사내에서 인재를 모집하는 제도이다. 나는 내 커리어를 통해, 그리고 이후 인사팀에서 내부채용 및 승계계획(Succession planning)을 운영하면서 내부채용이 조직이 구성원에게 베푸는 시혜적인 제도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그건 조직이 자신의 역량을 지키고 키워가는 데 필수적인 프로세스이다.
여러 데이터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와튼스쿨의 매튜 비드웰(Matthew Bidwell) 교수가 한 투자은행의 7년치 인사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같은 직무라도 승진으로 들어온 직원이 외부채용자보다 첫 2년간 더 높은 성과 평가를 받았고 퇴사율도 더 낮았다. 반면 외부채용자는 초기 급여가 약 18% 더 높았음에도, 그 성과가 내부 승진자 수준을 따라잡는 데는 3년가량이 걸렸으며 해고될 확률도 61% 더 높았다. 또한 내부 이동률이 높은 회사의 직원은 그렇지 않은 회사 대비 41% 더 오래 근속한다는 링크드인의 조사 결과도 있다.

[내부채용이 활발한 조직에서의 커리어 여정은 '정글짐' 타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북미와 유럽의 HR 리더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단 25%의 조직만이 오픈된 포지션의 절반 이상을 내부 후보로 채용하며, 나머지 75%는 여전히 외부채용에 의존한다. 또한 조직의 95%가 내부승진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이를 2025년의 우선순위 해결책으로 꼽은 조직은 16%에 그쳤다. HR 리더의 96%는 직원을 내부 기회와 매칭하는 것을 HR의 우선순위로 여긴다고 답했지만, 이것이 실제 내부 충원율로 이어진다고 답한 비율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Fuel50, 2025-2026). 말과 실제 사이의 간극이 꽤 크다는 뜻이다.
또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조직마다 내부채용에 대한 접근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부채용을 의도적으로 거의 하지 않는 조직(복잡한 속내가 있었다), 내부 지원이 현재의 팀과 매니저에게 '배신'의 행위가 되는 문화의 조직, 내부채용의 장점을 이해하지만 빠른 채용 속도와 요청 때문에 외부채용만 할 수밖에 없는 조직 등, 내부채용에 대한 전략과 시선, 그리고 리더의 태도에는 조직마다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리더의 태도다. 내부이동률이 높은 기업들은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경력 성장을 지원하는 곳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내부채용 및 이동 과정에서 리더의 역할과 지원은 조직 내 원활한 인재의 흐름과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도 지극히 일치한다. 리더는 내부채용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나의 가장 큰 행운은 아래 4가지 역할을 진정성 있고 충실하게 해준 라인매니저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 Talent Spotter: 팀원들의 강점과 보완할 점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대화하며, 성장의 방향성을 함께 탐색하며 인재를 발굴한다.
- Advisor: 팀원들과의 면담, 질의응답 등을 통해 구체적인 기회와 포지션에 대해 설명해 주고, 본인이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right people을 연결해 준다.
- Referrer: 실제 직무 지원이 이루어지면, 투명하고 진솔하게 팀원의 장단점과 지원 포지션에 대한 fit 등을 하이어링팀에 전달한다.
- Mentor: 특히 팀원의 직무 지원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한 경우, 그 피드백을 함께 공유하고 다음 성장 과정에 필요한 액션 및 계획을 함께 챙긴다.
리더가 이 역할을 당연하고 즐겁게 수행하려면? 이 리더도 이런 리더를 만나 성장하는 경험을 해봤어야 한다!
그래서 내부 채용을 잘 운영하기 위해 조직에 필요한 것은 좋은 성공 사례들, 좋은 경험들이다. 그것들이 모여 내부 성장과 채용을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응원해 주며, 실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든다.

나의 커리어의 시작은 일용직 파견 사원이었다.
그 당시 회사는 한국에 상륙한 지 2년 정도 되었고, 회계팀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오퍼레이션에서 오는 수많은 결재 오류와 에러를 확인하기 위해 파견직을 구했다. 그 회사는 따뜻하고 유연하며 실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프린터에 용지가 비면 채워놓고, 정수기 물통을 갈면서 사무실에 필요한 일을 기꺼이 하다 보니, 갑자기 퇴사자가 생긴 회계팀 신입 자리에 앉아 부가세 신고 업무 보조 등 회계팀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업무를 함께 배울 기회가 생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계팀 주니어 자리의 공식 채용이 시작되었고, 지원할 기회도 있었지만 나는 회계팀 정규직 막내사원이 아니라, 가장 크고 바쁜 스토어의 파트타임 매장직에 지원했고, 그 결정으로 나에게 전혀 다른 새로운 커리어가 시작되었다. 매장의 지속적인 오픈 계획과 조직확장은 수많은 새로운 기회들을 의미했고, 회사는 견고한 내부채용제도의 운영 및 문화를 가지고 많은 인재들을 내부 발굴하여 성장시켰다. 나 역시 그 물결에 올라타 여러 번의 내부 채용기회를 통해 커리어를 성장시켰다.
내부채용은 보통 내부공모제도, 사내공모제도 등으로 불리며, 프로젝트나 신규사업, 결원이 생겼을 때 외부가 아닌 사내에서 인재를 모집하는 제도이다. 나는 내 커리어를 통해, 그리고 이후 인사팀에서 내부채용 및 승계계획(Succession planning)을 운영하면서 내부채용이 조직이 구성원에게 베푸는 시혜적인 제도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그건 조직이 자신의 역량을 지키고 키워가는 데 필수적인 프로세스이다.
여러 데이터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와튼스쿨의 매튜 비드웰(Matthew Bidwell) 교수가 한 투자은행의 7년치 인사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같은 직무라도 승진으로 들어온 직원이 외부채용자보다 첫 2년간 더 높은 성과 평가를 받았고 퇴사율도 더 낮았다. 반면 외부채용자는 초기 급여가 약 18% 더 높았음에도, 그 성과가 내부 승진자 수준을 따라잡는 데는 3년가량이 걸렸으며 해고될 확률도 61% 더 높았다. 또한 내부 이동률이 높은 회사의 직원은 그렇지 않은 회사 대비 41% 더 오래 근속한다는 링크드인의 조사 결과도 있다.
[내부채용이 활발한 조직에서의 커리어 여정은 '정글짐' 타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북미와 유럽의 HR 리더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단 25%의 조직만이 오픈된 포지션의 절반 이상을 내부 후보로 채용하며, 나머지 75%는 여전히 외부채용에 의존한다. 또한 조직의 95%가 내부승진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이를 2025년의 우선순위 해결책으로 꼽은 조직은 16%에 그쳤다. HR 리더의 96%는 직원을 내부 기회와 매칭하는 것을 HR의 우선순위로 여긴다고 답했지만, 이것이 실제 내부 충원율로 이어진다고 답한 비율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Fuel50, 2025-2026). 말과 실제 사이의 간극이 꽤 크다는 뜻이다.
또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조직마다 내부채용에 대한 접근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부채용을 의도적으로 거의 하지 않는 조직(복잡한 속내가 있었다), 내부 지원이 현재의 팀과 매니저에게 '배신'의 행위가 되는 문화의 조직, 내부채용의 장점을 이해하지만 빠른 채용 속도와 요청 때문에 외부채용만 할 수밖에 없는 조직 등, 내부채용에 대한 전략과 시선, 그리고 리더의 태도에는 조직마다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리더의 태도다. 내부이동률이 높은 기업들은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경력 성장을 지원하는 곳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내부채용 및 이동 과정에서 리더의 역할과 지원은 조직 내 원활한 인재의 흐름과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도 지극히 일치한다. 리더는 내부채용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나의 가장 큰 행운은 아래 4가지 역할을 진정성 있고 충실하게 해준 라인매니저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리더가 이 역할을 당연하고 즐겁게 수행하려면? 이 리더도 이런 리더를 만나 성장하는 경험을 해봤어야 한다!
그래서 내부 채용을 잘 운영하기 위해 조직에 필요한 것은 좋은 성공 사례들, 좋은 경험들이다. 그것들이 모여 내부 성장과 채용을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응원해 주며, 실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