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35] 채용에서 HR이 반드시 신경 써야 할 세 가지 (EDGE 6기 오윤)

오윤
2026-04-27
조회수 396

앞선 글에서 채용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한 걸음 더 접근해보고자 한다. 채용이 조직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면, 결국 본질은 “어떻게 최적의 인재를 선별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많은 조직이 채용의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운영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신속한 충원이라는 관행에 매몰되어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채용이 단순한 인원충원이 아닌 조직을 설계하고 재구성하는 전략적 과정임을 고려하면, 접근방식 자체가 달라질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기준으로 보면, 채용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선발 기준 설정, 둘째는 역량 검증의 도구화, 마지막으로 채용 결과의 데이터 환류(feedback) 문제다. 이 세 가지가 연결되지 않으면 채용은 반복될수록 정교해지는 것이 아니라, 매번 동일한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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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무’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은 채용은 대부분 실패한다

채용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예상외로 단순하다. ‘무슨 일을 할 사람을 뽑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채용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채용 공고에는 그럴듯한 직무 설명이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 현업 부서에서 기대하는 실질적인 역할과는 괴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 진행되는 면접은 결국 지원자의 역량을 검증하는 과정이 아니라, 면접관 개인의 경험과 감각에 의존한 편향적 평가로 흐르기 쉽다.

직무는 단순히 업무를 나열하는 수준에서 끝나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직무가 조직 내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역량 등이 요구되는지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획 역량’이라는 표현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발휘되어야 하는지까지 세분화 되지 않으면 평가 기준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현업과 HR 간의 간극도 여기에서 발생한다. 현업은 ‘일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고 하지만, 그 ‘일 잘함’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 HR은 일정에 맞추어 채용을 진행해야 하고, 결국 모호한 기준 속에서 후보자를 선발하게 된다. 채용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따라서 채용의 출발점은 후보자가 아니라 직무다.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지, 그 성과를 내는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는 무엇이 다른지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이 과정 없이 채용을 시작하게 된다면 결국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2. ‘면접’이 아니라 ‘검증’이 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많은 조직에서 면접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선발 도구다. 문제는 그 면접이 실제 면접 현장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다. 지원자의 역량을 제대로 확인하고 있는지, 아니면 표면적인 스펙과 첫인상을 확인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한지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면접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최소한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무엇을 평가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하고, 그것을 일관된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면접은 구조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이따금씩 보이는 좋지 않은 면접 모습 사례는 이렇다. 면접관마다 질문이 다르고, 보는 기준도 다르다. 어떤 사람은 태도를 보고, 어떤 사람은 경험을 보고, 또 어떤 사람은 조직 적합성을 본다. 결국 한 명의 지원자가 서로 다른 기준 위에서 평가되고, 최종 결정은 면접관들의 종합적인 ‘느낌’으로 판단된다.

검증 중심의 면접으로 개선하려면 몇 가지가 정리되어야 한다. 우선 직무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몇 가지로 압축해야 한다. 그리고 각 역량에 대해서 실제 행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가 기준을 사전에 정하고, 면접관 간 공유해야 한다. 이 정도 수준까지 갖추어지면 면접은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검증 과정으로서 기능한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면접관의 역량이다. 직급이 높거나 직장경력이 많다고 해서 면접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면접 시 질문을 구조화할 수 있는지, 지원자의 답변에서 핵심을 짚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면접관 교육을 실시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일수록 채용 결과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면접의 질은 면접관 개의 감각이 아니라 설계에서 결정된다. 구조화된 검증 체계를 만드는 것이 채용의 질을 끌어올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3. 채용은 ‘끝’이 아니라 ‘데이터의 시작’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채용업무는 합격 통보와 함께 종료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입사 시점이 비로소 데이터 축적의 시작이다. 채용 과정에서 설정했던 기준이 맞았는지, 어떤 부분이 제대로 작동했고 어떤 부분이 그렇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단계가 그 이후에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연결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채용 시 기대했던 역할과 실제 평가기준이 서로 다르거나, 선발된 직원의 입사 후 성과가 채용 당시 기준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조직은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쌓지 못하고, 매번 비슷한 고민을 반복하게 된다.

채용을 개선하려면 최소한의 피드백 구조가 필요하다. 입사 후 일정 기간 동안 성과와 적응 정도를 확인하고, 이를 채용 당시 평가 내용과 비교해야 한다. 어떤 질문이 실제 성과와 연결되는지, 어떤 기준이 의미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HR의 역할도 달라진다. 단순히 채용을 진행하는 것을 넘어, 조직에 맞는 사람을 선발하기 위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이 실제로 맞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채용, 성과관리, 교육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연결되어야 한다.


채용은 단순한 선발 절차가 아니다. 직무를 재정의하고, 객관적 도구로 인재를 검증하며, 그 결과를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해 나가는 일련의 설계 과정이다. 이 세 가지 메커니즘이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채용은 조직의 미래를 결정짓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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