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공채가 사라지고, 다양한 경로로 입사한 사람들이 섞여 일하는 시대에 드라마 ‘미생’이 다시 만들어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2014년에 방영된 ‘미생’ 속 조직은 분명 낡았다.
정규직 공채 동기끼리 뭉치고, 계약직으로 입사한 장그래는 보이지 않는 선 밖에 머문다.
보고서 양식을 지키지 않았다고 꾸중을 듣고, 폴더 정리 순서가 틀렸다는 이유로 혼이 난다.
그 문화는 정규직 신입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틀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고, 말보다 눈치가 앞섰다.
당시에는 당연했지만, 지금은 묻게 된다.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무 말도 못 하던 팀원들 사이에서 장그래가 조심스레 던진 한 마디가 요르단 중고차 사업의 판을 바꾸는 순간이다.
그 말은 조직의 숨은 비리를 걷어내고, 사업성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신입의 한 마디가 경영 판단을 바꾸는 장면. 나는 지금도 조직문화 강의나 제도 기획을 할 때 이 장면을 자주 인용한다.
그 조직은 수직적이었지만, 적어도 말은 통했다. 그리고 그 말을 기꺼이 들은 리더가 있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미생’은 조직문화 드라마가 된다.
만약 ‘스타트업판 미생’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공채 동기의 똘똘 뭉침 대신, 노션과 슬랙으로 협업하는 낯선 동료들.
호칭은 영어 이름이고, 보고서 양식보다 중요한 건 실행 속도다.
그런데… 그 안에서 모두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회식은 없지만 대화도 없다면, 어쩌면 더 위험할 수 있다.
나는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이렇게 믿는다.
형식을 지키는 것도, 자유롭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건,
그 말이 ‘들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실패해도 다시 제안할 수 있는 심리적 토양이다.
직급보다 기여가 인정되는 문화, 말이 흘러가는 통로가 열려 있는 조직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야 할 방향이다.

‘미생’ 속 요르단 중고차 사업 프로젝트는 그런 조직문화의 상징이었다.
위계는 있었지만 누구든 말할 수 있었고, 누군가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말 한 마디가 판을 바꾸었다.
실제로 2012년, 구글이 진행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180개 팀을 분석한 결과, 팀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소는 능력이나 성격, 경험이 아니라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문화가 곧 성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두려움 없는 조직의 저자인 하버드대 에이미 애드먼슨 교수 역시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일수록 실수를 더 많이 공유하고 더 빠르게 학습하고 성장한다고 말한다.
장그래가 말을 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리더가 있었던 이유도 결국 이 안전감이 작동했기 때문 아닐까?
우리가 만들어야 할 조직은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관찰과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그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단지 말할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조직을 바꾸는 힘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토양이다.
‘미생’은 끝났지만, 우리의 조직문화는 지금도 계속 쓰이고 있다.

요즘처럼 공채가 사라지고, 다양한 경로로 입사한 사람들이 섞여 일하는 시대에 드라마 ‘미생’이 다시 만들어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2014년에 방영된 ‘미생’ 속 조직은 분명 낡았다.
정규직 공채 동기끼리 뭉치고, 계약직으로 입사한 장그래는 보이지 않는 선 밖에 머문다.
보고서 양식을 지키지 않았다고 꾸중을 듣고, 폴더 정리 순서가 틀렸다는 이유로 혼이 난다.
그 문화는 정규직 신입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틀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고, 말보다 눈치가 앞섰다.
당시에는 당연했지만, 지금은 묻게 된다.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무 말도 못 하던 팀원들 사이에서 장그래가 조심스레 던진 한 마디가 요르단 중고차 사업의 판을 바꾸는 순간이다.
그 말은 조직의 숨은 비리를 걷어내고, 사업성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신입의 한 마디가 경영 판단을 바꾸는 장면. 나는 지금도 조직문화 강의나 제도 기획을 할 때 이 장면을 자주 인용한다.
그 조직은 수직적이었지만, 적어도 말은 통했다. 그리고 그 말을 기꺼이 들은 리더가 있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미생’은 조직문화 드라마가 된다.
만약 ‘스타트업판 미생’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공채 동기의 똘똘 뭉침 대신, 노션과 슬랙으로 협업하는 낯선 동료들.
호칭은 영어 이름이고, 보고서 양식보다 중요한 건 실행 속도다.
그런데… 그 안에서 모두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회식은 없지만 대화도 없다면, 어쩌면 더 위험할 수 있다.
나는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이렇게 믿는다.
형식을 지키는 것도, 자유롭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건,
그 말이 ‘들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실패해도 다시 제안할 수 있는 심리적 토양이다.
직급보다 기여가 인정되는 문화, 말이 흘러가는 통로가 열려 있는 조직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야 할 방향이다.
‘미생’ 속 요르단 중고차 사업 프로젝트는 그런 조직문화의 상징이었다.
위계는 있었지만 누구든 말할 수 있었고, 누군가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말 한 마디가 판을 바꾸었다.
실제로 2012년, 구글이 진행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180개 팀을 분석한 결과, 팀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소는 능력이나 성격, 경험이 아니라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문화가 곧 성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두려움 없는 조직의 저자인 하버드대 에이미 애드먼슨 교수 역시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일수록 실수를 더 많이 공유하고 더 빠르게 학습하고 성장한다고 말한다.
장그래가 말을 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리더가 있었던 이유도 결국 이 안전감이 작동했기 때문 아닐까?
우리가 만들어야 할 조직은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관찰과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그 말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단지 말할 권한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조직을 바꾸는 힘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토양이다.
‘미생’은 끝났지만, 우리의 조직문화는 지금도 계속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