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면서 상호 동의하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에둘러 두루뭉술 이야기하면 도대체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반대로 원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관계가 어색해질지 걱정하게 된다. 특히 피드백이 강조되지 않은 조직문화라면 각을 잡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워 점심 식사 도중 이야기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밥 먹다가 “요즘 일 하는 건 어때요? 아 맞다 지난주 내가 이야기했던 거 데드라인 언제까지였죠? 나도 확인을 못 했네.”라고 돌려 말하니 아무 효과도 없고, 이야기한 사람이 더 미안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변화가 필요할 때 앞으로 어떻게 피드백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았다.

비행 후 디브리핑, 상처만 남다
중국에서 승무원으로 재직했을 때, 상사마다 달랐지만 비행 후에도 디브리핑하는 케빈 매니저가 종종 있었다. 어느 날 랜딩 후 모두 브리핑룸에 모였는데 한 대만 크루의 실수에 대해 질책이 있었다. 케빈 매니저는 “서비스 프로세스 몰랐어?”라고 물으면서도 “내가 생각했을 땐 메뉴 확인도 안 하고 나갔을 거야.”라고 스스로 답하거나, “회사에 말할 테니 비즈니스클래스 트레이닝 다시 받는 건 어때?”라고 제안하다가도 “아니, 이미 비즈니스클래스 비행 여러 번 해봤잖아”라고 흥분하니 결론이 나지 않고 감정적인 모습만 보이다가 끝나게 되었다. 그 후 1년 정도 지나 회사에서 누군가가 나를 보고 활짝 웃으며 인사하길래 누구지 싶었는데, 그때 그 대만 크루였다. 안부를 물으니 그 비행이 끝난 후 우울증이 생겨 10kg이 쪘고, 그 케빈 매니저와 같은 스케줄이 뜰까 봐 스케줄 오픈하는 날이면 아직도 극심한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말했다.
말하지 않은 피드백의 대가, 침묵이 만든 기회 손실
현 직장에 이직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부하직원이 나에게 “저 일할 때 보면 어때요? 저는 제가 무엇이 부족한지 모르겠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당시 나는 ”옆에서 보니 열심히 하던데요? 지금처럼 하면 될 거 같아요. 아직 모르는 게 많은 건 당연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라고 대답했다. 사실 같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마음속으로 그 직원의 특징이나 보완해야 할 점들이 보였지만, 아직 덜 가까워진 상황에서 피드백했다가 괜히 관계가 멀어질지 걱정되어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다음 연도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고, 그 직원이 작년과 같은 어려움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적절히 피드백 하지 않았구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나 때문에 놓쳤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드백해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심판대가 아닌 성장의 장으로
우선 내가 피드백 받는 입장이라면, ‘피드백 세션’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섭다. 결국 피드백은 우리가 모두 성장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므로 Development meeting 또는 Challenge meeting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선임님, 우리 월말마다 디벨롭먼트 미팅 20분만 하는 거 어때요?”라고 한다면 심판대에 올라가는 느낌이 아니라 나와 상사가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현재 대학생 하계 현장실습 운영을 담당하면서 교육안에 ‘Feedback session’이라는 단어 대신 ‘Development meeting’이라고 정정했다. 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발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효과적인 피드백 조건: 팩트, 동의, 다음 스텝
내가 지속해서 관찰한 팩트에 대해서만 말하면 좋은 것 같다. 남의 말을 인용해 “다른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하던데요.”라고 하거나 겨우 한번 데드라인을 놓친 것을 “데드라인 미스 돼서 프로젝트 어려워졌어요.”라고 시작하면 상대로 하여금 방어기제가 생겨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라는 것을 극대화하게 된다. 서로 같은 부분을 인지하고 있는지 동의를 얻고, 두 사람이 같은 페이지에 놓여 있게끔 일단 반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또한 변화하는 것을 제안할 때 “그게 얼마큼 중요한지 잘 인식하고, 앞으로는 정말 파이팅 해주세요!”라고 급히 마무리 짓는 것은 최악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상호 제안을 하면서 다음 단계에 대한 합의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가령 예를 들어서, 부하직원이 “앞으로 데드라인을 잘 지키기 위해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는 집중시간을 마련해 이메일은 나중에 확인하더라도 몰입해 보겠습니다.”라고 하면 추가로 “부서 내 별도 미팅도 마련합시다.”는 식으로 다음 스텝에 대한 날짜도 그 자리에서 잡아야 할 것이다. 피드백하는 사람은 팩트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감정 소모가 덜하고,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언제까지 바꿔야 하는지 명확해지기 때문에 훨씬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우리는 늘 균형을 찾는 중이다.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변화를 이끈다는 어려운 커뮤니케이션은 누군가를 고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함께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한 대화여야 할 것이다. 용기 내어 건넨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면서 상호 동의하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에둘러 두루뭉술 이야기하면 도대체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반대로 원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관계가 어색해질지 걱정하게 된다. 특히 피드백이 강조되지 않은 조직문화라면 각을 잡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워 점심 식사 도중 이야기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밥 먹다가 “요즘 일 하는 건 어때요? 아 맞다 지난주 내가 이야기했던 거 데드라인 언제까지였죠? 나도 확인을 못 했네.”라고 돌려 말하니 아무 효과도 없고, 이야기한 사람이 더 미안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변화가 필요할 때 앞으로 어떻게 피드백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았다.
비행 후 디브리핑, 상처만 남다
중국에서 승무원으로 재직했을 때, 상사마다 달랐지만 비행 후에도 디브리핑하는 케빈 매니저가 종종 있었다. 어느 날 랜딩 후 모두 브리핑룸에 모였는데 한 대만 크루의 실수에 대해 질책이 있었다. 케빈 매니저는 “서비스 프로세스 몰랐어?”라고 물으면서도 “내가 생각했을 땐 메뉴 확인도 안 하고 나갔을 거야.”라고 스스로 답하거나, “회사에 말할 테니 비즈니스클래스 트레이닝 다시 받는 건 어때?”라고 제안하다가도 “아니, 이미 비즈니스클래스 비행 여러 번 해봤잖아”라고 흥분하니 결론이 나지 않고 감정적인 모습만 보이다가 끝나게 되었다. 그 후 1년 정도 지나 회사에서 누군가가 나를 보고 활짝 웃으며 인사하길래 누구지 싶었는데, 그때 그 대만 크루였다. 안부를 물으니 그 비행이 끝난 후 우울증이 생겨 10kg이 쪘고, 그 케빈 매니저와 같은 스케줄이 뜰까 봐 스케줄 오픈하는 날이면 아직도 극심한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말했다.
말하지 않은 피드백의 대가, 침묵이 만든 기회 손실
현 직장에 이직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부하직원이 나에게 “저 일할 때 보면 어때요? 저는 제가 무엇이 부족한지 모르겠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당시 나는 ”옆에서 보니 열심히 하던데요? 지금처럼 하면 될 거 같아요. 아직 모르는 게 많은 건 당연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라고 대답했다. 사실 같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마음속으로 그 직원의 특징이나 보완해야 할 점들이 보였지만, 아직 덜 가까워진 상황에서 피드백했다가 괜히 관계가 멀어질지 걱정되어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다음 연도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고, 그 직원이 작년과 같은 어려움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적절히 피드백 하지 않았구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나 때문에 놓쳤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피드백해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심판대가 아닌 성장의 장으로
우선 내가 피드백 받는 입장이라면, ‘피드백 세션’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섭다. 결국 피드백은 우리가 모두 성장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므로 Development meeting 또는 Challenge meeting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선임님, 우리 월말마다 디벨롭먼트 미팅 20분만 하는 거 어때요?”라고 한다면 심판대에 올라가는 느낌이 아니라 나와 상사가 함께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현재 대학생 하계 현장실습 운영을 담당하면서 교육안에 ‘Feedback session’이라는 단어 대신 ‘Development meeting’이라고 정정했다. 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발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효과적인 피드백 조건: 팩트, 동의, 다음 스텝
내가 지속해서 관찰한 팩트에 대해서만 말하면 좋은 것 같다. 남의 말을 인용해 “다른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하던데요.”라고 하거나 겨우 한번 데드라인을 놓친 것을 “데드라인 미스 돼서 프로젝트 어려워졌어요.”라고 시작하면 상대로 하여금 방어기제가 생겨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라는 것을 극대화하게 된다. 서로 같은 부분을 인지하고 있는지 동의를 얻고, 두 사람이 같은 페이지에 놓여 있게끔 일단 반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또한 변화하는 것을 제안할 때 “그게 얼마큼 중요한지 잘 인식하고, 앞으로는 정말 파이팅 해주세요!”라고 급히 마무리 짓는 것은 최악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상호 제안을 하면서 다음 단계에 대한 합의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가령 예를 들어서, 부하직원이 “앞으로 데드라인을 잘 지키기 위해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는 집중시간을 마련해 이메일은 나중에 확인하더라도 몰입해 보겠습니다.”라고 하면 추가로 “부서 내 별도 미팅도 마련합시다.”는 식으로 다음 스텝에 대한 날짜도 그 자리에서 잡아야 할 것이다. 피드백하는 사람은 팩트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감정 소모가 덜하고,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언제까지 바꿔야 하는지 명확해지기 때문에 훨씬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우리는 늘 균형을 찾는 중이다.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변화를 이끈다는 어려운 커뮤니케이션은 누군가를 고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함께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한 대화여야 할 것이다. 용기 내어 건넨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