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EDGE2기로 조직문화 관련 시리즈 연재를 끝내고, 한참 쉬었습니다. OB로 눈팅만 하다 같은 레고랜드 최팀장님의 글(새조직에 시민권 따기)을 보다 짧지만 제 의견을 더해 봅니다. (댓글로 달려다가 조금 더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ㅎㅎ)
본론에 앞서 제 경력을 소개합니다. 총 26년간 기업 내 HRD로 시작해서, OD&OC팀장, People팀장을 경험했으며, 기업 외부에서 HPI컨설턴트로도 활동하다 현재는 중견기업의 인사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 직장은 7번째 직장이 된 프로이직러 입니다. 대기업 공채로 입사해서 큰 조직의 위계적 조직을 경험했고, 과장으로 이직했을 때 기존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한 것은 다음 글의 주장이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연말 기고만장 오프 모임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제가 경력사원 입문교육시 꼭 해 주는 프로이직러로써의 조언이 있습니다.
"어순의 중요성" 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빛을 갚는다는 말이 있죠. '아' 다르고 '어'다르다는 말도 있듯이 같은 말을 해도 이상하게 관계가 꼬이는 경우가 있고, 희한하게 술술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경력사원들에게 언급하는 어순의 중요성은 이전 직장에 대한 언급과 관련된 것입니다.
새로운 회사에 잘 적응하려면 여러 사람들과 많은 대화가 필요하더라구요. 자기 자신의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얻고, 그러는 과정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하구요. 관계적으로는 편하게 대화를 하는데 경력사원이다보니 빨리 인정받기 위해 마음이 급하게 되죠. 부여 받은 업무도 후다닥 해치워 나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기도 합니다.
회사의 프로세스나 일하는 방식은 사바사(회사by회사)입니다. 바로 조직문화이기도 합니다. 이전 직장에 프로세스나 속도와 다를 때 개선 의지가 생기기도 하고, 살짝 불편하기도 하겠죠? 이 때가 중요합니다. 전 직장 이야기를 먼저 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어순의 중요성에 대해 아래에 두 상황으로 풀어 봤습니다.
(자신감이 넘친 경력입사자 A과장의 경우)
"팀장님, ABC 일 처리방식이 좀 비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전 직장에서는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바꾸면 지금보다 훨씬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름 공손한 어투로, 그리고 개선 건의가 멋지다는 생각과 함께 뿌듯한 마음으로...)
"아 A과장, 좋은 제안입니다. 한 번 팀원들과 검토해 보고 정리해서 보고해 줄래요?" (오자마자 전 직장과 비교를 하는군... 흠~)
이런 대화 후에 비슷한 투로 팀원들에게도 유사한 방식으로 자신이 경험한 나름 선진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새로 이직한 직장에 적용하고자 팀원들과 소통하는데... 계속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래서 안되고, 전에도 해 봤고, 누가 싫어하고...
'뭐야? 누가 봐도 좋은 제안인데... 새 회사는 받아 들일 생각이 없구먼? 내가 이직을 잘 한건가 고민되네...'
(겸손함이 장착된 경력입사자 B과장의 경우)
"팀장님, ABC 일 처리 방식에 대한 개선 제안을 마련해 봤습니다.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진행하면 지금보다 속도와 정확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아 B과장, 좋은 제안인데? 한 번 팀원들과 검토해 보고 정리해서 보고해 줄래요? 근데 이렇게 진행한 레퍼런스가 있나?" (오자마자 의욕이 넘치는데? 근거는 있나?)
"네 팀원들과 상의 후 보고 드리겠습니다."
팀원들과 상의할 때도 우선 개선안을 제안합니다. 팀장이 언급한 레퍼런스는 그 회사의 조직문화 인 것입니다.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회사인 거죠. 팀원들도 유사한 반응입니다.
"과장님, 저희도 그런 생각 안 한건 아닌데... 항상 위에선 근거 있는 주장, 경쟁사에서 하는지가 중요하다 보니... 레퍼런스가 있나요?" (동의는 하나 이전에도 잘 안됐건 건인데...)
"그런 것이라면 제가 전에 있던 가나다 회사에서는 이 제안과 유사하게 개선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생산성 향상에도 130% 높아졌구요."
"와 그렇다면 보고서에 비교기업의 사례로 추가하면 좋겠습니다." (오호 바뀌면 좋겠는데?)
"그럼, 오늘 논의한 내용을 수정하고, 레퍼런스 추가해 팀장님께 보고해 보겠습니다."
두 상황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이전에 해 봤는데, 우리도 이렇게 하면 어때요?'라고 말하는 순간, '이렇게 하면'에 집중하기 보다는 전 직장과의 비교에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처음엔 좋아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반복되면 기존 직원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전 직장이 좋으면 왜 이직했어?'란 생각이 퍼지게 됩니다. 잘 해보고자 한 의도가 묻히게 되죠.
어순이 중요합니다.
먼저 제안하고 그 다음에 주장의 근거를 찾으면 그 때가서 전 직장 이야기를 해 주세요.
그럼 전직장 사례는 레퍼런스가 됩니다. 어떤가요?
저는 현재 직장에 이직한지 100일정도 지나고 있습니다. 제가 적응하는 데는 이런 방식으로 어순을 정리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대 퇴사의 시대, 프로이직러가 늘어나는 시대에, 새로운 회사에 빠른 적응을 위한 작은 Tip이 되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입니다. EDGE2기로 조직문화 관련 시리즈 연재를 끝내고, 한참 쉬었습니다. OB로 눈팅만 하다 같은 레고랜드 최팀장님의 글(새조직에 시민권 따기)을 보다 짧지만 제 의견을 더해 봅니다. (댓글로 달려다가 조금 더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ㅎㅎ)
본론에 앞서 제 경력을 소개합니다. 총 26년간 기업 내 HRD로 시작해서, OD&OC팀장, People팀장을 경험했으며, 기업 외부에서 HPI컨설턴트로도 활동하다 현재는 중견기업의 인사팀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 직장은 7번째 직장이 된 프로이직러 입니다. 대기업 공채로 입사해서 큰 조직의 위계적 조직을 경험했고, 과장으로 이직했을 때 기존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한 것은 다음 글의 주장이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연말 기고만장 오프 모임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제가 경력사원 입문교육시 꼭 해 주는 프로이직러로써의 조언이 있습니다.
"어순의 중요성" 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빛을 갚는다는 말이 있죠. '아' 다르고 '어'다르다는 말도 있듯이 같은 말을 해도 이상하게 관계가 꼬이는 경우가 있고, 희한하게 술술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경력사원들에게 언급하는 어순의 중요성은 이전 직장에 대한 언급과 관련된 것입니다.
새로운 회사에 잘 적응하려면 여러 사람들과 많은 대화가 필요하더라구요. 자기 자신의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얻고, 그러는 과정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하구요. 관계적으로는 편하게 대화를 하는데 경력사원이다보니 빨리 인정받기 위해 마음이 급하게 되죠. 부여 받은 업무도 후다닥 해치워 나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기도 합니다.
회사의 프로세스나 일하는 방식은 사바사(회사by회사)입니다. 바로 조직문화이기도 합니다. 이전 직장에 프로세스나 속도와 다를 때 개선 의지가 생기기도 하고, 살짝 불편하기도 하겠죠? 이 때가 중요합니다. 전 직장 이야기를 먼저 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어순의 중요성에 대해 아래에 두 상황으로 풀어 봤습니다.
(자신감이 넘친 경력입사자 A과장의 경우)
"팀장님, ABC 일 처리방식이 좀 비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전 직장에서는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바꾸면 지금보다 훨씬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름 공손한 어투로, 그리고 개선 건의가 멋지다는 생각과 함께 뿌듯한 마음으로...)
"아 A과장, 좋은 제안입니다. 한 번 팀원들과 검토해 보고 정리해서 보고해 줄래요?" (오자마자 전 직장과 비교를 하는군... 흠~)
이런 대화 후에 비슷한 투로 팀원들에게도 유사한 방식으로 자신이 경험한 나름 선진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새로 이직한 직장에 적용하고자 팀원들과 소통하는데... 계속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래서 안되고, 전에도 해 봤고, 누가 싫어하고...
'뭐야? 누가 봐도 좋은 제안인데... 새 회사는 받아 들일 생각이 없구먼? 내가 이직을 잘 한건가 고민되네...'
(겸손함이 장착된 경력입사자 B과장의 경우)
"팀장님, ABC 일 처리 방식에 대한 개선 제안을 마련해 봤습니다.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진행하면 지금보다 속도와 정확성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아 B과장, 좋은 제안인데? 한 번 팀원들과 검토해 보고 정리해서 보고해 줄래요? 근데 이렇게 진행한 레퍼런스가 있나?" (오자마자 의욕이 넘치는데? 근거는 있나?)
"네 팀원들과 상의 후 보고 드리겠습니다."
팀원들과 상의할 때도 우선 개선안을 제안합니다. 팀장이 언급한 레퍼런스는 그 회사의 조직문화 인 것입니다.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회사인 거죠. 팀원들도 유사한 반응입니다.
"과장님, 저희도 그런 생각 안 한건 아닌데... 항상 위에선 근거 있는 주장, 경쟁사에서 하는지가 중요하다 보니... 레퍼런스가 있나요?" (동의는 하나 이전에도 잘 안됐건 건인데...)
"그런 것이라면 제가 전에 있던 가나다 회사에서는 이 제안과 유사하게 개선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생산성 향상에도 130% 높아졌구요."
"와 그렇다면 보고서에 비교기업의 사례로 추가하면 좋겠습니다." (오호 바뀌면 좋겠는데?)
"그럼, 오늘 논의한 내용을 수정하고, 레퍼런스 추가해 팀장님께 보고해 보겠습니다."
두 상황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이전에 해 봤는데, 우리도 이렇게 하면 어때요?'라고 말하는 순간, '이렇게 하면'에 집중하기 보다는 전 직장과의 비교에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처음엔 좋아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반복되면 기존 직원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전 직장이 좋으면 왜 이직했어?'란 생각이 퍼지게 됩니다. 잘 해보고자 한 의도가 묻히게 되죠.
어순이 중요합니다.
먼저 제안하고 그 다음에 주장의 근거를 찾으면 그 때가서 전 직장 이야기를 해 주세요.
그럼 전직장 사례는 레퍼런스가 됩니다. 어떤가요?
저는 현재 직장에 이직한지 100일정도 지나고 있습니다. 제가 적응하는 데는 이런 방식으로 어순을 정리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대 퇴사의 시대, 프로이직러가 늘어나는 시대에, 새로운 회사에 빠른 적응을 위한 작은 Tip이 되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